☕ 100년 전 레시피 복원 – 1925년 잡지 속 ‘커피빵’
요즘은 빵집에 가면 수십 가지 종류의 빵이 우리를 반깁니다.
하지만 100년 전, 즉 1920년대 조선에서 ‘빵’은 아직 서양에서 건너온 낯선 음식이었습니다.
그 시절 여성 잡지 속에서 발견한 ‘커피빵’ 레시피는, 당시의 시대 분위기와 식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1. 1925년, 커피와 빵의 만남
1920년대는 조선이 근대 문물에 눈을 뜨던 시기였습니다.
경성(지금의 서울)에는 일본과 서양식 다방이 생겨나고, 커피가 서서히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커피는 여전히 ‘고급 음료’였고, 빵은 서양인이나 일부 상류층, 외국 유학파들이 즐기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잡지 **『부인시보』**에 실린 ‘커피빵’ 레시피는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커피와 빵을 하나로 합친 레시피는 ‘모던한 여성’을 꿈꾸는 당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했습니다.
2. 원문 레시피의 내용
원문은 이렇게 짧았습니다.
밀가루 2홉, 설탕 1홉, 우유 1홉, 달걀 한 개, 커피 한 잔, 이스트 조금
반죽하여 부풀게 한 후 둥글게 빚어 굽는다.
여기서 ‘홉’은 옛 부피 단위로, 1홉은 약 180ml입니다.
즉, 밀가루 360ml, 설탕 180ml, 우유 180ml 정도를 넣으라는 뜻이죠.
커피는 진하게 내려 넣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레시피에는 버터나 소금이 없는데, 당시엔 재료 수급이 어려웠고, 빵맛보다 ‘커피 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3. 현대식 재현
저는 이 레시피를 현대 기준에 맞게 다음과 같이 변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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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강력분) 2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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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4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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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10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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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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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드립커피 5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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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이스트 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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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염버터 20g (현대식 풍미 보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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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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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를 미지근한 우유에 풀어 5분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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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설탕, 소금, 달걀, 커피를 넣고 반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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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를 넣고 15분간 치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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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발효 1시간 → 분할,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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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발효 30분 후 180℃에서 15~18분 굽기
4. 맛과 향
갓 구운 커피빵은 은은한 커피 향과 부드러운 단맛이 어우러졌습니다.
현대의 커피 번이나 모카빵처럼 강한 커피맛은 아니고, 살짝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정말 세련되고 신기한 맛이었을 것입니다.
5. 시대와 음식
1925년 커피빵 레시피는 단순한 요리법이 아니라,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당시 여성 잡지에는 재봉, 바느질, 살림법과 함께 이런 ‘신문물 요리법’이 실렸습니다.
이는 근대적 생활양식을 소개하며, 여성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소비하도록 이끈 것입니다.
6. 복원의 의미
옛 레시피를 복원하는 일은 단순한 요리 재현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 미각, 그리고 꿈을 되살리는 작업입니다.
100년 전 누군가의 주방에서 만들어졌을 커피빵을 오늘 우리가 다시 맛본다는 건,
시간을 건너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마무리
다음 번에 커피를 마실 때, 빵집에서 모카빵이나 커피번을 집어 들며 이렇게 상상해 보세요.
1925년 경성의 어느 부엌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커피빵을 구웠을 한 사람의 모습을.
그 빵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한 조각의 ‘모던’이었습니다.
💡 한 줄 요약:
1925년 ‘커피빵’ 레시피는 근대 조선의 생활문화와 신문물 수용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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